녹색경제신문 /김지윤 기자
[기사요약]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일반 승용차 한 대가 연 평균 1.5만km 정도를 달린다면 택시나 화물 같은 상업용 차량은 약 10만km를 주행한다.
상업용 차량 1대가 전기차로 전환하면 일반 차량 7대만큼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 상업 차량은 일반 차량보다 노후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체감 효과는 배가 된다.
전기차는 LPG와 비교해도 유지비가 절반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으로 봐도 차주에게 이익이 크다. 그러나 국내 상업용 전기차 보급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회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452만 6,799대가 상업용 차량이었고, 이중 전기차로 전환된 차량은 약 15만 대로 3.3% 수준이었다. 선택 차종이 다양한 택시의 경우 전환율이 14% 정도로 꽤 높지만 화물차와 기타 상업용 차량은 전환율이 각각 2.8%, 1% 수준으로 저조한 편이다.
상업차의 전기차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충전 인프라 문제가 가장 크다. 영업 차량은 빠른 충전이 생명인데 아직 초고속 충전망이 부족하고, 일반 차량들과 충전기 사용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적시적소에 충전을 하기가 불가능할 때도 있다.
'피트인(PIT-IN)'은 이런 불편을 해결하고 상업용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자 설립된 기업이다. 현대차그룹 사내 벤쳐로 육성된 피트인은 현재 안양에서 피트인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김세권 피트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다음은 김세권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김세권 피트인 CEO (사진=김지윤 기자)
Q.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현대차에서 15년차 책임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상업용 전기차의 특수한 수요에 주목해 사내 스타트업으로 피트인을 시작했다. 2022년 현대차의 '제로원 컴퍼니 빌더 프로젝트'를 통해 육성됐고, 2023년 독립해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52억 규모의 'Pre-A'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상업용 차의 경우 비용적 면에서 전기차가 훨씬 이득이다. 하지만 충전, 보험, 유지관리 등 상업용 전기차에 특화된 인프라가 부족해 보급률이 정체된 상황이다.
가장 일상적으로 느끼는 게 충전 문제인데, 상용차는 시간이 돈이다. 공용 충전소는 관리가 제대로 안돼 고장이 나거나 충전 속도가 너무 느린 경우가 많다. 일반 차량과 자리 경쟁을 해야하는 문제도 있다. 또 전기차는 80%까지는 충전이 빨리 되지만 80%에서 100%까지 충전을 하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항상 '만땅' 충전을 해야 마음이 편한 상용차 차주들에겐 불편하다.
그래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게 배터리 스와핑(swapping), 즉 배터리 교환 기술이다. 다 쓴 배터리를 빼고 완충된 배터리를 새로 끼워 넣는 방식이다.
현재 피트인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용 로봇을 통해 사람 두 명이서 10분 만에 차량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안양에 피트인 스테이션 1호가 있는데, 이 곳에서 스와핑 서비스를 한다.
차종마다 휠베이스도 다르고 배터리 종류도 다르지만 AI를 통해 차 구조에 맞게 동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차종에 상관 없이 작업이 가능하다. 내년에는 사람 한 명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딥테크팁스 R&D를 통해 배터리 교체용 지능형 협동로봇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전기 택시가 피트인 스테이션에서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받고 있다.
크루 두 명이 한 조로 작업하며 교체에 약 10분이 소요된다. (사진=김지윤 기자)
Q. 배터리 스와핑이라는 개념이 낯설다.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배터리 스와핑은 1단계와 2단계로 나뉘어진다. 이건 배터리 소유권의 차이다. 1단계는 배터리 소유권이 차주에게 있고, 여분의 배터리를 빌려서 사용하며 대여 비용은 회원권 안에 녹아 있는 구조다. 차량에 원래 장착된 자기 소유의 배터리와 여분의 배터리 두 개를 돌려가며 사용하게 된다.
2단계는 배터리 소유권이 차주에게 없다. 리스사가 배터리 소유권을 이전받아 관리한다. 차주는 배터리 비용을 제하고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한 다음, 필요에 따라 배터리를 센터에서 교체해가며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건 업체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하고 완성차 OEM의 협조가 필요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건 1단계 스와핑이다.
배터리 스와핑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은 이게 단순히 충전시간 단축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굉장히 고가의 제품이다. 그런데 상용차는 1년에 8만에서 15만km를 주행한다. 배터리가 고장이나거나 노후화됐을 때 차주의 비용 타격이 내연기관에 비해 크다.
배터리 스와핑은 차의 배터리 노후화를 늦추고, 고장을 예방한다는 게 큰 메리트다. 배터리를 교체하게 되면 그걸 보관만 하는 게 아니라 점검을 한다. 지금 배터리를 얼만큼 사용했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단해서 적시에 수리한다.
상용차는 한번 망가져 수리에 들어가면 차주에게 큰 손해다. 그걸 미리 관리를 통해 막아주고, 배터리를 나눠 사용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해준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
Q. 여분의 배터리가 필요할텐데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나.
지금은 자동차 OEM사를 통해 배터리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다. 대신에 피트인은 서비스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OEM 사에 제공한다. 서로 윈윈하는 구조다. 근처 자동차 대리점
재제조 배터리도 적극 사용하고 있다. 재제조 배터리란 사고로 인해 일부 셀이 고장난 배터리를 분해해 수리한 후 다시 조립한 걸 말한다. 성능 면에서 새 배터리와 다를 바 없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재제조 배터리는 포엔(Poen)이라는 회사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포엔 역시 우리처럼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이다.
흔히 배터리의 환경적 측면을 생각할 때 재활용을 생각한다. 하지만 재활용은 생각처럼 친환경적이지만은 않다. 배터리를 갈아서 블랙매스로 만들고 거기서 특정 광물을 뽑아내기까지 많은 폐수가 발생한다. 배터리를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사용하려면 재제조와 재사용 단계를 꼭 거쳐야 한다.
향후 소유권이 분리된 형태의 2단계 스와핑으로 넘어가면 현대글로비스와 협업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분야에서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내 배터리 순환고리 (End-of-Life Battery Closed Loop)구축을 위해 배터리 소유권을 선점하고자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피트인의 BSS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EV와 소유권을 분리한 배터리 등록증을 소유하게 된다. 국토교통부 규제특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상용차 법인들과의 계약을 통해 배터리 소유권을 이전 받으면, 우리는 글로비스에게 사용료를 지불하고 배터리를 가져오는 구조를 논의 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우린 고가의 배터리를 소유하지 않고도 사업을 할 수 있다. 차주들은 초기에 배터리 비용을 제외하고 전기차를 구매해 리스 형태로 잘 관리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3자의 윈윈이다.

피트인의 전기차 전용 세차 기계 (사진=김지윤 기자)
Q. 서비스 구독료 만으로는 수익창출이 어렵지 않나?
배터리를 교체한다고 해서 고객의 두 배수 배터리가 필요한 건 아니다. 고객 수 대비 1.3배의 배터리가 필요하고 이걸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상용 EV를 위한 플래폼을 만들고자 한다. 현재 LPG 충전소는 대부분 상용차 위주다. 향후 상용차들이 상당부분 전기차로 전환할텐데, 그때가 되면 이런 상용 전기차 전용 충전소가 LPG 충전소를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게 우리의 그림이다. 그렇게 되면 충전소는 하나의 플래폼 역할을 하게 되고 타이어 교체, 전기차 수리, 세차 등 확장할 수 있는 사업이 많아진다.
지금 안양 1호 스테이션에 작은 카페도 그런 수익성 테스트 모델의 일종이다. 충전을 하거나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차주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매출을 보고 있다. 생각보다 차주들이 많이 이용한다.
Q. 글로벌 기업 중 배터리 스왑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 또 있나?
중국의 니오(NIO)와 미국의 앰플(AMPLE)이 대표적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 두 회사의 모델을 많이 분석했다. 그런데 둘 다 확장성 면에서 한계가 있었고, 그 전철을 밟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니오는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이 규격화돼 있다. 그 규격에 맞는 전기차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거다. 니오는 스와핑 직접 전기차도 만든다. 자사의 전기차는 호환이 되겠지만 타 브랜드의 전기차는 사용이 어렵다.
전기차는 기술 진입장벽이 낮아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와 차종이 나올텐데, 범용성이 떨어지는 방식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앰플의 경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앰플의 전압과 규격에 맞게 차량을 개조해야 한다. 개조를 거치면 차종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번의 테스트를 거쳐 출시된 차를 개조한다는 게 소비자들에겐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또 차를 고치고 나면 주행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앰플이 자체적으로 만든 모듈형 배터리가 있는데 그게 하나에 3.5kW/h 정도이고 총 열개가 붙어 35kW/h 용량을 제공한다. 요즘 나오는 전기차들은 배터리 용량이 70-90kW/h 하지 않나. 이 서비스를 받겠다고 비싸게 주고 산 배터리 성능을 절감시켜야 하는 거다.
니오는 중국이라는 큰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앰플의 경우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보니 사업이 정체돼있다.
피트인은 범용성을 최대한 넓히면서도 이미 완성된 차의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적극 도입한 게 AI를 통한 차 규격 분석이다.
배터리를 연결하는 방식은 똑같기 때문에 AI가 규격을 파악하면 자동으로 작업 위치를 조정한다. 지금도 계속 개발하는 게 이 AI를 통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많은 차종의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 결국 이 사업은 AI 주도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Q. 향후 목표는?
현재 안양에 1호 스테이션이 있고 이 곳에서 12대의 멤버십 차량을 확보했다. 소소하지만 처음 우리가 1차적 목표로 했던 수치는 달성했다. 올 9월엔 인천에 2호 스테이션을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한다. 앞으로 전국에 4개의 직영 스테이션을 오픈할 계획이다.
우선은 법인 택시회사를 중심으로 영업을 해 나가고, 점진적으로 화물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지금은 택시 시장에 전기차 보급률이 높지만 시장 크기로만 봤을 때는 화물이 훨씬 크다. 기아에서 곧 목적기반차량 PV5를 출시하는데 이런 형태의 상용 전기차가 지금의 포터나 봉고를 상당부분 대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서비스를 유연하게 확장하며 향후엔 지금의 LPG 충전소처럼 가맹점 사업 형태를 그리고 있다.
피트인은 궁극적으로 상용 전기차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 플래폼을 지향한다. 상용차의 전기차 전환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2025.05.21 (원문)
녹색경제신문 /김지윤 기자
[기사요약]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일반 승용차 한 대가 연 평균 1.5만km 정도를 달린다면 택시나 화물 같은 상업용 차량은 약 10만km를 주행한다.

상업용 차량 1대가 전기차로 전환하면 일반 차량 7대만큼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 상업 차량은 일반 차량보다 노후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체감 효과는 배가 된다.
전기차는 LPG와 비교해도 유지비가 절반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으로 봐도 차주에게 이익이 크다. 그러나 국내 상업용 전기차 보급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회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452만 6,799대가 상업용 차량이었고, 이중 전기차로 전환된 차량은 약 15만 대로 3.3% 수준이었다. 선택 차종이 다양한 택시의 경우 전환율이 14% 정도로 꽤 높지만 화물차와 기타 상업용 차량은 전환율이 각각 2.8%, 1% 수준으로 저조한 편이다.
상업차의 전기차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충전 인프라 문제가 가장 크다. 영업 차량은 빠른 충전이 생명인데 아직 초고속 충전망이 부족하고, 일반 차량들과 충전기 사용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적시적소에 충전을 하기가 불가능할 때도 있다.
'피트인(PIT-IN)'은 이런 불편을 해결하고 상업용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자 설립된 기업이다. 현대차그룹 사내 벤쳐로 육성된 피트인은 현재 안양에서 피트인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김세권 피트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다음은 김세권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김세권 피트인 CEO (사진=김지윤 기자)
Q.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현대차에서 15년차 책임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상업용 전기차의 특수한 수요에 주목해 사내 스타트업으로 피트인을 시작했다. 2022년 현대차의 '제로원 컴퍼니 빌더 프로젝트'를 통해 육성됐고, 2023년 독립해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52억 규모의 'Pre-A'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상업용 차의 경우 비용적 면에서 전기차가 훨씬 이득이다. 하지만 충전, 보험, 유지관리 등 상업용 전기차에 특화된 인프라가 부족해 보급률이 정체된 상황이다.
가장 일상적으로 느끼는 게 충전 문제인데, 상용차는 시간이 돈이다. 공용 충전소는 관리가 제대로 안돼 고장이 나거나 충전 속도가 너무 느린 경우가 많다. 일반 차량과 자리 경쟁을 해야하는 문제도 있다. 또 전기차는 80%까지는 충전이 빨리 되지만 80%에서 100%까지 충전을 하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항상 '만땅' 충전을 해야 마음이 편한 상용차 차주들에겐 불편하다.
그래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게 배터리 스와핑(swapping), 즉 배터리 교환 기술이다. 다 쓴 배터리를 빼고 완충된 배터리를 새로 끼워 넣는 방식이다.
현재 피트인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용 로봇을 통해 사람 두 명이서 10분 만에 차량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안양에 피트인 스테이션 1호가 있는데, 이 곳에서 스와핑 서비스를 한다.
차종마다 휠베이스도 다르고 배터리 종류도 다르지만 AI를 통해 차 구조에 맞게 동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차종에 상관 없이 작업이 가능하다. 내년에는 사람 한 명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딥테크팁스 R&D를 통해 배터리 교체용 지능형 협동로봇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전기 택시가 피트인 스테이션에서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받고 있다.
크루 두 명이 한 조로 작업하며 교체에 약 10분이 소요된다. (사진=김지윤 기자)
Q. 배터리 스와핑이라는 개념이 낯설다.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배터리 스와핑은 1단계와 2단계로 나뉘어진다. 이건 배터리 소유권의 차이다. 1단계는 배터리 소유권이 차주에게 있고, 여분의 배터리를 빌려서 사용하며 대여 비용은 회원권 안에 녹아 있는 구조다. 차량에 원래 장착된 자기 소유의 배터리와 여분의 배터리 두 개를 돌려가며 사용하게 된다.
2단계는 배터리 소유권이 차주에게 없다. 리스사가 배터리 소유권을 이전받아 관리한다. 차주는 배터리 비용을 제하고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한 다음, 필요에 따라 배터리를 센터에서 교체해가며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건 업체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하고 완성차 OEM의 협조가 필요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건 1단계 스와핑이다.
배터리 스와핑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은 이게 단순히 충전시간 단축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굉장히 고가의 제품이다. 그런데 상용차는 1년에 8만에서 15만km를 주행한다. 배터리가 고장이나거나 노후화됐을 때 차주의 비용 타격이 내연기관에 비해 크다.
배터리 스와핑은 차의 배터리 노후화를 늦추고, 고장을 예방한다는 게 큰 메리트다. 배터리를 교체하게 되면 그걸 보관만 하는 게 아니라 점검을 한다. 지금 배터리를 얼만큼 사용했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단해서 적시에 수리한다.
상용차는 한번 망가져 수리에 들어가면 차주에게 큰 손해다. 그걸 미리 관리를 통해 막아주고, 배터리를 나눠 사용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해준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
Q. 여분의 배터리가 필요할텐데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나.
지금은 자동차 OEM사를 통해 배터리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다. 대신에 피트인은 서비스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OEM 사에 제공한다. 서로 윈윈하는 구조다. 근처 자동차 대리점
재제조 배터리도 적극 사용하고 있다. 재제조 배터리란 사고로 인해 일부 셀이 고장난 배터리를 분해해 수리한 후 다시 조립한 걸 말한다. 성능 면에서 새 배터리와 다를 바 없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재제조 배터리는 포엔(Poen)이라는 회사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포엔 역시 우리처럼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이다.
흔히 배터리의 환경적 측면을 생각할 때 재활용을 생각한다. 하지만 재활용은 생각처럼 친환경적이지만은 않다. 배터리를 갈아서 블랙매스로 만들고 거기서 특정 광물을 뽑아내기까지 많은 폐수가 발생한다. 배터리를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사용하려면 재제조와 재사용 단계를 꼭 거쳐야 한다.
향후 소유권이 분리된 형태의 2단계 스와핑으로 넘어가면 현대글로비스와 협업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분야에서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내 배터리 순환고리 (End-of-Life Battery Closed Loop)구축을 위해 배터리 소유권을 선점하고자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피트인의 BSS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EV와 소유권을 분리한 배터리 등록증을 소유하게 된다. 국토교통부 규제특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상용차 법인들과의 계약을 통해 배터리 소유권을 이전 받으면, 우리는 글로비스에게 사용료를 지불하고 배터리를 가져오는 구조를 논의 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우린 고가의 배터리를 소유하지 않고도 사업을 할 수 있다. 차주들은 초기에 배터리 비용을 제외하고 전기차를 구매해 리스 형태로 잘 관리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3자의 윈윈이다.
Q. 서비스 구독료 만으로는 수익창출이 어렵지 않나?
배터리를 교체한다고 해서 고객의 두 배수 배터리가 필요한 건 아니다. 고객 수 대비 1.3배의 배터리가 필요하고 이걸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상용 EV를 위한 플래폼을 만들고자 한다. 현재 LPG 충전소는 대부분 상용차 위주다. 향후 상용차들이 상당부분 전기차로 전환할텐데, 그때가 되면 이런 상용 전기차 전용 충전소가 LPG 충전소를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게 우리의 그림이다. 그렇게 되면 충전소는 하나의 플래폼 역할을 하게 되고 타이어 교체, 전기차 수리, 세차 등 확장할 수 있는 사업이 많아진다.
지금 안양 1호 스테이션에 작은 카페도 그런 수익성 테스트 모델의 일종이다. 충전을 하거나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차주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매출을 보고 있다. 생각보다 차주들이 많이 이용한다.
Q. 글로벌 기업 중 배터리 스왑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 또 있나?
중국의 니오(NIO)와 미국의 앰플(AMPLE)이 대표적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 두 회사의 모델을 많이 분석했다. 그런데 둘 다 확장성 면에서 한계가 있었고, 그 전철을 밟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니오는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이 규격화돼 있다. 그 규격에 맞는 전기차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거다. 니오는 스와핑 직접 전기차도 만든다. 자사의 전기차는 호환이 되겠지만 타 브랜드의 전기차는 사용이 어렵다.
전기차는 기술 진입장벽이 낮아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와 차종이 나올텐데, 범용성이 떨어지는 방식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앰플의 경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앰플의 전압과 규격에 맞게 차량을 개조해야 한다. 개조를 거치면 차종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번의 테스트를 거쳐 출시된 차를 개조한다는 게 소비자들에겐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또 차를 고치고 나면 주행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앰플이 자체적으로 만든 모듈형 배터리가 있는데 그게 하나에 3.5kW/h 정도이고 총 열개가 붙어 35kW/h 용량을 제공한다. 요즘 나오는 전기차들은 배터리 용량이 70-90kW/h 하지 않나. 이 서비스를 받겠다고 비싸게 주고 산 배터리 성능을 절감시켜야 하는 거다.
니오는 중국이라는 큰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앰플의 경우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보니 사업이 정체돼있다.
피트인은 범용성을 최대한 넓히면서도 이미 완성된 차의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적극 도입한 게 AI를 통한 차 규격 분석이다.
배터리를 연결하는 방식은 똑같기 때문에 AI가 규격을 파악하면 자동으로 작업 위치를 조정한다. 지금도 계속 개발하는 게 이 AI를 통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많은 차종의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 결국 이 사업은 AI 주도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Q. 향후 목표는?
현재 안양에 1호 스테이션이 있고 이 곳에서 12대의 멤버십 차량을 확보했다. 소소하지만 처음 우리가 1차적 목표로 했던 수치는 달성했다. 올 9월엔 인천에 2호 스테이션을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한다. 앞으로 전국에 4개의 직영 스테이션을 오픈할 계획이다.
우선은 법인 택시회사를 중심으로 영업을 해 나가고, 점진적으로 화물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지금은 택시 시장에 전기차 보급률이 높지만 시장 크기로만 봤을 때는 화물이 훨씬 크다. 기아에서 곧 목적기반차량 PV5를 출시하는데 이런 형태의 상용 전기차가 지금의 포터나 봉고를 상당부분 대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서비스를 유연하게 확장하며 향후엔 지금의 LPG 충전소처럼 가맹점 사업 형태를 그리고 있다.
피트인은 궁극적으로 상용 전기차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 플래폼을 지향한다. 상용차의 전기차 전환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2025.05.21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