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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캠프 배치 인사이드] 피트인, 자율주행 인프라로 확장…투자 유치 결실

피트인

영업용 전기차 배터리 교체 서비스(BSS) 기업 피트인이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배치 프로그램 4기를 거치며 1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전기택시 운영의 불편을 해결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율주행 택시 시대의 필수 인프라라는 청사진을 투자자 앞에 펼친 결과다.

해외 진출의 밑그림도 그렸다. 모빌리티 해외 사업 경험이 풍부한 멘토와 함께 인도네시아 시장을 검토했고 현재 인도네시아와 일본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신규 스테이션 부지를 물색하며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 과제: 시리즈A와 해외 진출, 두 갈래 숙제

피트인은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2023년 7월 분사했다. 김세권 대표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15년간 일한 책임연구원 출신이다. 2024년 6월 경기도 안양에 첫 스테이션을 열고 BSS와 전기택시 멤버십 충전, 배터리 케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배터리 소유권을 차체와 분리한 구독형 BSS를 운영하고 있다.


배치에 합류할 무렵 피트인은 안양 한 곳에서 사업성을 검증하는 단계였다. 올해 초 기준 BSS를 이용하는 법인택시는 20대 수준이었고 시드와 프리 시리즈A를 합친 누적 투자금은 53억원이었다. 스테이션을 늘리려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 다음 관문은 시리즈A였다.

김 대표는 투자 라운드별로 IR 내용을 나눠 구상했다. 시리즈A에서는 영업용 전기차의 불편을 해결하는 사업 모델을 앞세우고 자율주행 등 더 큰 그림은 시리즈B와 기업공개(IPO) 단계로 미뤄둘 계획이었다.

또 하나의 과제는 해외 진출이었다. 국내 스테이션을 늘리는 동시에 해외 사업성을 검토해야 했다. 김 대표는 "해외는 한 번 실패하면 타격이 크다"며 "타당성 조사를 충분히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 멘토링: 사업모델 고도화…투자 유치·해외 진출 밑그림

해외 진출은 전담 멘토인 권혁찬 빅뱅엔젤스 부대표와 함께 준비했다. 권 부대표는 쏘카에서 동남아 진출 전략을 짜고 말레이시아 법인 운영을 총괄했으며 포티투닷 사업총괄을 지냈다. 김 대표는 "해외 사업 전문가인 데다 동남아 네트워크도 넓어 인도네시아 초기 시장을 검토할 때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말했다.

권 부대표는 기술보다 사업모델을 먼저 짚었다. 그는 "기술 완성도와 사업화 경쟁력은 별개"라며 "해외 진출은 기술 수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순 BSS 공급자가 아니라 상용 전기차 운영사의 가동률을 높이고 운영비를 줄이는 통합 에너지 인프라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조언했다. 그랩과 고젝, 인도네시아 1위 택시회사 블루버드 등 잠재 고객을 유형별로 나누고 현지 파트너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함께 설계했다.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 방식과 사업 시 유의할 점도 멘토링에서 다뤘다. 피트인은 현지를 직접 찾은 뒤 진입 전략을 수정했다. 택시시장은 거래 구조가 투명하지 않아 국내 모델을 그대로 옮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현지 공영 마을버스의 전기차 전환을 새 진입로로 보고 있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여러 멘토의 도움을 받았다. 디캠프에서는 전담 멘토 외에 다른 팀 멘토에게도 조언을 구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멘토마다 경험과 분야가 달라 장점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멘토들은 시리즈A 단계부터 확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트인은 자율주행 택시 시대의 인프라로 확장성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하는 무브(Moove)는 2000평이 넘는 부지에 급속충전기를 대거 설치했다.

김 대표는 "도심에서는 그만한 부지를 구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전력 인입량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배터리 교체 방식은 배터리 자체를 저장장치로 활용해 필요한 충전기와 계약전력을 크게 줄인다. 그는 "급속충전기 100기를 설치하면 계약전력이 10MW에 이르지만 BSS는 1MW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 성과 및 향후 계획: 120억 확보…전국 확장 이어 인도네시아·일본으로

확장성을 앞세운 전략은 투자로 이어졌다. 피트인은 이달 120억원 규모 시리즈A를 마무리했다.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과 노틸러스인베스트먼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신용보증기금이 참여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53억원에서 173억원으로 늘었다. 9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돼 정부 지원금 30억원도 확보했다.

안양 스테이션은 배터리 교체 설비와 멤버십 회원 수용 한계를 모두 채웠다. BSS를 이용하는 법인택시는 37대로 늘었고 누적 교체 횟수는 1만4200회에 이른다. 전기택시 멤버십 회원은 328대로 안양권 전기택시의 약 40%다.

시리즈A 자금은 신규 스테이션 구축에 주로 쓴다. 현재 공사 중인 인천 2호점을 시작으로 거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자체 자금으로 짓는 방식 외에 택시회사 유휴 부지를 활용한 협업 모델도 추진한다. 부지 매입을 위해 인프라펀드 투자 유치도 논의하고 있다. 부산과 광주, 대전, 서울 등에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와 일본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국내 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은 인구 대비 택시 수가 적어 택시 수익성이 더 좋고 차량 상태만 좋으면 오래 운행할 수 있다"며 "배터리와 차량을 관리해 오래 타게 하는 피트인 모델에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디캠프 배치를 '요술램프'에 비유했다. 필요한 자원이 있을 때마다 네트워크를 통해 바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가장 큰 자산으로는 사람을 꼽았다. 배치에는 같은 길을 먼저 걸은 선배 창업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 대표들이 모여 있다. 그는 "앞으로 할 고민을 미리 보고 내가 풀어본 문제는 나누면서 정량화하기 어려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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