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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인,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전력망 자원으로…S2G 기술 개발 착수

영업용 전기차에 배터리 교체와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던 스테이션이 전력망과 전기를 주고받는 분산에너지 자원으로 확장된다. 차량 운행을 위해 상시 확보해야 하는 완충 배터리를 단순 재고가 아닌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활용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충·방전 시점을 조절해 전력비용과 피크부하를 동시에 낮추는 방식이다.
영업용 전기차 에너지 플랫폼 기업 피트인은 스케일업 TIPS 특화형 과제에 선정돼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전력망과 양방향으로 연결하는 S2G(Station-to-Grid)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개발은 2026년 9월부터 36개월간 진행된다. 총 연구개발비는 40억원이며 이 가운데 정부지원금은 30억원이다. 현재 구축 중인 피트인 인천 스테이션이 핵심 실증 거점으로 활용된다.
스케일업 TIPS는 민간 투자와 연계해 성장 가능성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피트인은 이번 과제를 통해 기존 BSS(Battery Swap Service)를 배터리 교체 중심의 서비스에서 AI와 로봇, 에너지 관리 기술을 결합한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시 보유 배터리, ESS처럼 활용
S2G의 핵심은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위해 스테이션 내부에 상시 보관하는 전기차 배터리팩을 전력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은 차량이 언제 입고되더라도 즉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일정 규모의 완충 배터리를 확보해야 한다. 기존에는 이를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운영 재고로 관리했다면, S2G에서는 전력망 상황과 차량 수요에 맞춰 충전과 방전을 조절하는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한다.
전력요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간에는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시간에는 충전을 줄이는 방식이다. 필요할 경우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으로 다시 보내는 역송전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피트인은 이를 위해 양방향 PCS(Power Conversion System)와 공통 DC버스, AI 기반 EMS(Energy Management System), 충·방전 스케줄링, 수요반응(DR)·가상발전소(VPP) 연계, 무인 로봇 자동화, 배터리 안전관제 기술 등을 하나의 스테이션에 통합한다.
특히 AI EMS는 단순히 시간대별 전력요금만 비교해 충·방전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실제 배터리 교체 수요와 태양광 발전량, 배터리 충전상태(SOC)와 건강상태(SOH), 전력시장 신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차량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완충 배터리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면서도 전력 사용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방전 일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목표다. 전력망 운영과 고객 서비스를 동시에 고려하는 에너지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셈이다.
운영 데이터 시뮬레이션서 전력비용 35.6% 절감
피트인은 실제 운영 중인 안양 스테이션 데이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에너지 관리 방식의 경제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즉시 충전 방식과 비교해 시간대별로 충전 일정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전력비용이 약 3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양방향 방전과 전력시장 연계까지 적용하면 추가적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번 과제를 통해 설정한 주요 기술 목표는 계통 역송전 400kW 이상, 충·방전 왕복효율 90% 이상, 전력비용 18% 이상 절감, 수전피크 30% 이상 저감 등이다.
이 가운데 수전피크 저감은 특정 시간대에 스테이션이 전력망에서 끌어오는 최대 전력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다수의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하는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의 특성상 전력 사용이 특정 시간에 집중될 수 있는데, 충전 시간을 분산하거나 저장된 전력을 활용해 피크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안양서 상용 BSS 운영…인천으로 실증 확대
피트인은 2024년 경기 안양에 영업용 전기차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구축하고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BSS를 상용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안양 스테이션에서는 4개 법인택시회사가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약 320대의 개인 전기택시가 멤버십 충전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배터리 교체와 급속충전뿐 아니라 전기차 경정비와 세차 등 영업용 전기차 운행에 필요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번 S2G 기술 개발에서는 기존 안양 스테이션에서 확보한 차량 이용 패턴과 배터리 운영 데이터를 활용하는 한편, 인천에 구축 중인 스테이션을 통해 실제 전력망 연계와 양방향 충·방전 기술을 검증할 예정이다.
피트인이 목표로 하는 것은 개별 스테이션의 전력비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실증을 거쳐 스테이션 설계와 운영 방식,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을 표준화하고 이를 전국에 반복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만드는 것이 장기 목표다.

피트인 스테이션 인천
2029년까지 직영 검증…LPG 충전소·운수사업자로 확대
피트인은 2029년까지 안양과 인천을 포함한 직영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S2G 기술의 안정성과 사업 수익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기존 LPG 충전소와 대형 운수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방식의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피트인이 모든 부지와 설비를 직접 확보하는 대신 기술과 운영 표준, 에너지 플랫폼을 제공하고 지역 사업자가 부지와 설비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초기 투자 부담을 분산하면서 스테이션을 여러 지역으로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피트인은 현재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에너지 스테이션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 중이며, 국내 실증과 운영 표준화가 완료되면 해외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세권 피트인 대표는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은 서비스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배터리를 항상 보유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이를 단순한 운영재고로만 바라봐 왔다”며 “앞으로는 이 배터리를 도시의 분산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해 영업용 전기차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전력망의 피크부하를 줄이는 새로운 인프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트인은 이미 실제 고객과 배터리, 부지, 전력인프라, 로봇과 AI 운영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에너지 기술까지 완성해 대한민국에서 시작한 새로운 에너지 스테이션 모델을 국내외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