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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인, 120억 시리즈A 유치···전력망 플랫폼 전환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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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조건희 기자] 상용 전기차 에너지 플랫폼 스타트업 피트인(PIT IN)이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피트인은 확보한 투자금과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기존 배터리 교체 서비스(BSS)를 넘어 교환 스테이션을 전력망과 연결하는 '분산에너지 플랫폼'으로 사업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피트인은 총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달 중으로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요 투자자의 투자금 납입은 완료됐으며 잔여 투자금 10억원도 이달 중 납입된다. 투자 라운드가 마무리되면 2023년 현대자동차에서 분사한 이후 시드 투자 등을 포함한 누적 투자 유치액은 173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시리즈A 투자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ZER01NE)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노틸러스인베스트먼트와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신용보증기금 등도 투자자로 합류했다.

피트인은 지난 7월 금융위원회 등이 추진하는 '혁신 프리미어 1000' 사업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 제조·모빌리티 분야 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스케일업 팁스(TIPS) 특화형 과제에도 이름을 올렸다. 피트인은 향후 3년간 정부지원금 30억원을 포함해 총 4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자금을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과 전력망을 양방향으로 연결하는 'S2G(Station-to-Grid)' 기술 고도화와 상용 전기차 에너지 플랫폼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국토교통부의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실증특례를 바탕으로 배터리 교체형 구독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전개해 왔다. 차량과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해 운수사가 배터리만 따로 구독하는 방식이다. 방전된 배터리는 스테이션에서 완충된 배터리로 즉시 교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수사는 고가 배터리 구매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을 덜고, 충전 대기 시간도 줄일 수 있다. 

피트인은 안양 1호 스테이션을 거점으로 법인 및 개인택시 대상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4개 법인택시 업체 소속 차량 37대가 배터리 교체형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개인택시 중심의 멤버십 충전 이용 차량은 318대다.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피트인의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피트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3% 증가했다. 반면 스테이션 구축 등 선제적인 인프라 투자 영향으로 영업손실 14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손실폭이 20% 확대됐다.

피트인은 스테이션에 상시 보관하는 교체용 배터리를 단순 운영 재고가 아닌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 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배터리를 미리 충전해두고, 전력 수요와 요금이 치솟는 낮 피크 시간대에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전력망으로 역송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스테이션 자체의 전기요금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전력 거래 시장에서 추가 수익까지 거둔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개발에 나섰다. 충·방전 시점과 전력 사용량을 최적화해 에너지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피트인에 따르면 안양 스테이션의 운영 데이터를 활용한 EMS 시뮬레이션에서 시간대별 충전 일정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전력 비용을 약 35.6% 절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피트인은 계통 역송전 400kW 이상, 충·방전 왕복효율 90% 이상을 기술 목표로 설정했다. 다만 실제 전력망 연계와 수익성은 향후 실증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피트인 인천 스테이션. / 사진 = 피트인 제공.
거점 확장에도 속도를 냈다. 피트인은 인천 부평구에 안양 거점보다 약 5배 큰 규모로 하루 배터리 교체 200대와 멤버십 충전 500대를 처리할 수 있는 '인천 2호 메가 스테이션'을 짓고 있으며 내년 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부산과 광주 스테이션도 착공할 예정이다. 피트인은 인천 스테이션을 핵심 실증 거점으로 삼아 2029년까지 직영 운영하며 전력망 양방향 연계 기술의 안정성과 사업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향후 피트인은 전국의 기존 LPG 충전소와 대형 운수사업자를 파트너로 확보해 가맹 방식으로 사업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운영 플랫폼과 지능형 로봇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적용 차종도 확대한다. 내년부터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기반 전기화물차를 시작으로 고속버스 등 대형 상용차와 향후 자율주행 로보택시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김세권 피트인 대표는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은 서비스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배터리를 항상 보유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이를 단순한 운영재고로만 바라봐 왔다”며 “앞으로는 이 배터리를 도시의 분산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해 영업용 전기차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전력망의 피크부하를 줄이는 새로운 인프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시사저널e(https://www.sisajournal-e.com)